"내 마음이 흔들릴 때, 읽는 글”
"누구보다 애쓰고 있는 당신에게”
어느 날 거울을 보는데 문득 낯선 얼굴이 보였어요.
피곤이 내려앉은 눈가, 예전보다 굳어진 표정,
그리고 익숙한 듯 낯선 내 모습.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지?’
마흔이 되어버린 나를,
아직도 어색하게 받아들이는 중이에요.
스무 살, 서른 살 때는 마흔이란 나이가 참 멀게 느껴졌어요.
뭔가 이뤄놓은 어른, 인생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
그게 마흔일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현실의 마흔은…
여전히 갈팡질팡이고,
가끔은 울고 싶고,
어떨 땐 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겠어요.
요즘은 “잘 지내?”라는 말에도
잠시 머뭇거리게 돼요.
잘 지내야 할 것 같아서
“응, 잘 지내지” 하고는 웃어 보이지만
마음속은 복잡한 생각들로 엉켜 있을 때가 많거든요.
아이 때문에, 남편 때문에, 부모님 때문에,
아니면 그냥 이유도 없이
문득 ‘텅’ 비어버린 것처럼 느껴질 때.
바쁘게 살아가는 중에도
“마흔, 나를 다시 껴안는 시간”
마음 한 구석은 늘 외롭고 허전하죠.
어떤 날은 그런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왜 이렇게 나약하지?’ 하고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해요.
하지만 이제는 조금은 알아요.
그런 날도 괜찮다는 걸.
내가 울고 싶은 날이 있다는 건
그만큼 애쓰고 있다는 뜻이고,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는
진짜 나를 아끼고 있다는 증거라는 걸요.
마흔이라는 나이는
무언가를 ‘이뤄야만 하는’ 시기가 아니라
이제부터는 ‘나’를 이해하고 보듬는 시간이라는 걸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어요.
누군가 말했어요.
“마흔은 인생의 중간이 아니라,
다시 한 번 시작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시기라고.”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아요.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 속에서 얻은 지혜와 감정,
그리고 이제야 알게 된 ‘나’라는 사람.
그래서 요즘은
내 마음이 무너질 것 같은 날엔
스스로에게 속삭여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오늘 하루는 그냥 마음껏 울어도 돼.
그리고 내일 다시 웃어도 돼.”
마흔이라는 나이,
불안과 위로가 공존하는 이 시간 속에서
우리는 어쩌면
지금 가장 ‘사람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몰라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혹시 당신도 이런 감정,
느끼고 있지는 않나요?
마흔의 나이에 겪는 고민, 슬픔, 불안,
그리고 아주 작은 행복까지.
우리가 나누는 이 마음들이
서로의 하루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엄마, 아내, 직장인으로 살아가느라
정작 ‘나’로서의 나는 자주 뒤로 밀려나 있지만,
이 글을 읽는 지금만큼은
그 모든 역할을 벗고
그냥 ‘나’로 있어도 괜찮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