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4화: 월세 70만 원이 날 구속하고 있다
월세 70만 원이 날 구속하고 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지?"
한 달에 70만 원. 딱 월세 금액이다.
내 월급의 3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이 숫자가, 늘 가슴 한쪽에 짐처럼 눌러앉아 있다.
생각해 보면 이 방 하나에 나의 시간, 체력, 계획, 감정까지 구속당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집은 안식처가 아니라 '지출의 압박'
직장 근처라 월세가 비싼 건 이해하지만, 이 방에 들어설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전등을 켜면 "70만 원이야",
창문을 열어도 "70만 원이야",
심지어 주말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마음속에서 돈이 줄줄 새고 있는 느낌이다.
내가 잠든 동안에도 월세는 쌓이고,
출근할 때도, 야근을 할 때도, 쉬는 날에도 월세는 나를 따라온다.
그럴수록 소비는 더 조심스러워지고,
한 끼 1만 원짜리 식사에도 죄책감이 따라온다.
‘이 돈이면 삼일 치 점심값인데’ 하는 생각에, 인간적인 여유를 하나씩 포기하게 된다.
월세가 주는 심리적 불안감
주거비는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삶의 기반’에 대한 불안감으로 연결된다.
어느 날 갑자기 일이 끊긴다면? 갑자기 병이라도 나면?
다음 달 월세를 낼 수 있을까? 지금 쫓겨나면 어디로 가야 할까?
이런 불안은 무의식적으로 내 일상에 침투한다.
피로가 쉽게 쌓이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진다.
소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미래에 대한 계획은 점점 미루게 된다.
더 저렴한 방으로 옮기면 되지 않냐고?
나도 수도 없이 그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저렴한 방’엔 교통비가 따라오고, ‘시설 노후화’라는 스트레스가 온다.
하루 평균 2시간을 더 지하철에서 보내야 할 수도 있고,
겨울이면 보일러가 말을 안 듣고,
여름이면 곰팡이와 싸워야 하는 주거환경.
결국 "그 돈 주고라도 지금의 안정감을 택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그 선택은 다시 내 시간을, 감정을, 소비를 억압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딜레마다.
현실적인 접근은 가능하다
- 1. 소득 대비 주거비 비율 조정
월급의 25% 이하로 주거비를 맞추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기. 예산표 작성부터 시작. - 2. 셰어하우스나 공유주택 고려
주거비와 공과금 절약. 다만 커뮤니티 규칙과 생활환경 고려 필요. - 3. 중장기적 '내 집 마련' 준비
주택청약통장 유지, 지방·외곽 매입 사례 탐색. - 4. 정부 지원 제도 활용
청년월세지원, 주거급여, 공공임대 등 혜택 적극 탐색.
오늘도 월세는 빠져나간다. 하지만…
오늘도 통장에서 70만 원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나는 그 숫자에 지지 않기로 했다.
그만큼 나 자신을 지키는 방식도 함께 고민할 것이다.
‘집이 나를 삼키게 두지 말자’
이건 단지 주거 문제가 아니라, 삶의 존엄에 대한 이야기다.
